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들이라면 이 질문에 대해 보통 "대통령"이라고 답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요즘 아이들에게 물어본 적이 없어서 정말로 그렇게 대답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어릴 적에 제 친구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점점 어른이 되어 가면서,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으며, 대통령이 겉으로 보기엔 제일 높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온갖 이해관계 때문에 대통령이 모든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만큼 세상이 만만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1권력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권력자들이 누군지에 대해 그것이 "자본"이라고 단언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그들의 이름을 이야기해 줍니다. 금융재벌인 JP모건家와 석유재벌인 록펠러家라고 말입니다. 이들이 그런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위해 어떠한 짓들을 해 왔으며, 그렇게 해서 얻은 부로 이 세상을 어떻게 요리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거대 자본은 사람들의 감시와 법망을 피해 많은 곳에서 자신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나쁜 짓들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사회가 점점 고도화되고, 정보통신기술과 미디어의 발전, 활발한 사회활동가들 때문에 많은 감시와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건과 록펠러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그런 사회적인 견제 및 감시장치가 허술했고, 산업화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무주공산과도 같은 세상이었기 때문에 모건과 록펠러는 그 무주공산을 휘저으며 자신들의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 나갔고, 그 와중에 온갖 불법적인 행위들이 자행되었습니다.
록펠러와 모건
그런 식으로 거대한 미 대륙의 부를 장악한 이 두 가문은 미국의 정관계 구석구석에 자신의 사람들을 앉히면서 권력을 장악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은 이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며, 실제로는 대통령을 둘러싼 각료 및 보좌관들이 정부를 움직이는 실세로서 그 힘을 발휘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들의 의도와 다르게 독자적인 움직임을 하고자 고집을 피운다면, 그는 제거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본보기로 말 안듣는 대통령에게 본때를 보여주자, 이후의 대통령들은 알아서 기게 되었죠.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어떻게 보면 사실 일종의 방패이자 총알받이같은 존재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결정은 밑에서 하고, 대통령은 거기에 싸인을 하고, 대중의 욕은 혼자 다 먹죠.
이들은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는 하수인을 세웁니다. 욕먹고 책임지기 딱 좋은 자리에 말이죠. 이들은 대중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합니다.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도, 욕을 먹지도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 허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 거대한 자본이 만들어 내는 흐름 앞에서 나란 존재가 얼마나 초라하고 무력한 존재인지를 느끼면서 말이죠. 우리는 우리가 나름 열심히 노력하면서 자주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우리는 어쩌면 이들 거대 자본이 가리키는대로 휩쓸려 가는 꼭두각시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험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0) | 2018.09.18 |
---|---|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0) | 2018.09.15 |
오일의 공포 : 저유가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다 (0) | 2018.09.08 |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0) | 2018.09.07 |
토니 부잔의 마인드 맵 북 (0) | 2018.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