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을 거의 100%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저유가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경제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고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저유가라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저유가는 약이라기보다는 독인 경우가 더 큽니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1장. 석유전쟁의 진실
석유전쟁의 진실이란 무엇인가 .. 간단히 말하면 석유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7공주파와 신7공주파 간의 치킨게임이 그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양측이 대등하게 경쟁하는 치킨게임이라기 보다는 7공주파가 신7공주파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죠.
7공주파는 록펠러가 세웠던 스탠더드오일의 후손들입니다.
본래 1)스탠더드오일 뉴저지 2)스탠더드오일 뉴욕 3)스탠더드오일 캘리포니아 4)텍사고 5)걸프오일 6)로열더치쉘 7)BP(British Petrolium) 이었는데,
이들은 이후 합병을 거쳐 엑손모빌, 쉐브론, 로열더치쉘, BP로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 석유시장을 지배해 온 진정한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회사들이죠.
이들에 맞서는 신7공주파에는 1)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2)러시아의 가즈프롬 3)중국의 CNPC 4)이란의 NIOC 5)베네수엘라의 PDVSA 6)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 7)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입니다.
파이가 한정된 시장에 고유가를 등에 업고 신7공주파가 머리를 들이미니, 기존에 시장을 지배했던 7공주파로서는 위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저유가를 유도하여 이들의 일부를 제거하여 한정된 파이를 독점하고자 하는 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석유전쟁의 본질인 것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이 중 사우디의 아람코는 7공주파와 한 편이고 나머지 회사들이 제거 대상인데, 그 중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이 가장 취약한, 퇴출 대상이 된 듯 합니다. 그간 쌓아놓은 돈이 많은 이들 "고래"가 자금력이 취약한 "새우"의 등을 터뜨리려고 한다는 것이죠.
7공주파는 저유가가 길어져도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경제가 파탄 상태이고,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도 엄청난 돈을 빌려서 심해유전을 개발해 놓았는데 유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당장 돈이 급한 상태입니다.
제 2장. 100년만에 시작된 탈석유시대
제 2장에서는 석유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가스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스는 본래 석유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자원입니다. 석유는 그냥 통에 담기만 하면 되는데(즉 보관과 수송이 용이한데) 가스는 보관하고 수송하기 위해 복잡한 설비(액화설비, 파이프 등)가 필요하기 때문에 석유시대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죠.
하지만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대체자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함께 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막대한 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채산성이 없던 셰일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스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스는 같은 열량의 석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합니다. 이런 요인들이 맞물려 가스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급부상하게 됩니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전기차의 부상인데, 현대 기술의 총집합체인 자동차, 그 중에서도 지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내연기관차의 등장이 석유의 시대를 열었다면, 앞으로 전기차의 시대에는 가스가 석유의 위치를 대신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전기는 원자력, 석탄, 가스를 주로 이용하여 만드는데, 석유를 이용한 전력생산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고, 가스를 이용한 발전의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가스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제 3장. 오일의 공포가 다가온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들 중 전기전자 및 반도체를 제외한 중후장대 산업들(정유, 석유화학, 조선, 철강, 건설 등)은 유가에 민감하게 연동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름값이 올라야 호황을 맞이하는 산업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유가 시대에 이들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우리나라 경제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외부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구조는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산업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중후장대 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들(로봇, 인공지능, IoT, 3D프린팅 등)과의 연계 및 기술력 고도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죠.
본래 어떤 산업이든 시간이 흐르면 외부환경의 변화와 함께 저임금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후발국들의 도전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이들과 가격경쟁을 하는 것은 같이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대신 기술력을 더욱 강화하여 한차원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노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게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중후장대 산업계가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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